Perfection
perfectio (latin scolastique)
스피노자는 모든 도덕적 판단을 배제한 채 이렇게 말한다. *«현실과 완전함이란 나에게 같은 것을 의미한다.»* 더 완전해지는 것은 어떤 모범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현실, 더 많은 존재, 더 많은 힘을 갖는 것이다. 완전함은 도달해야 할 규범이 아니라, 존재의 정도이다.
Par réalité et par perfection j'entends la même chose.
여기 정의는 간결하면서도 일상적인 용법을 완전히 뒤집는다. 보통 사람들은 ‘완벽하다’는 말을 어떤 모범에 들어맞는다는 뜻으로 쓴다. 예를 들어 건축가의 설계도에 따라 지어진 집이 ‘완벽하다’고 하는 식이다. 그러나 『윤리학』 제4권 서문에서 스피노자는 이 편견을 해체한다. 완벽함과 불완전함은 “실제로는 사유의 양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물을 어떤 보편적인 모범과 비교하면서 이런 개념을 만들어내지만, 자연 그 자체는 그런 모범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참된 완벽함은 존재의 양이다. “우리가 어떤 것들이 다른 것들보다 더 많은 실체나 현실성을 지녔다고 판단할 때, 우리는 그것들이 더 완벽하다고 말한다.” 더 많이 존재하는 것, 그것이 더 완벽한 것이다 — 그뿐이다.
이것이 바로 기쁨과 슬픔을 완벽함의 이행으로 정의하는 근거가 된다. 도덕적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성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